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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가격 인상한 쿠팡, 배고픈 티빙도 올릴까

국내 이커머스와 배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을 휩쓸고 있는 쿠팡이 1400만 가입자의 멤버십 요금을 전격 인상하면서 라이벌 티빙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쿠팡플레이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장기간 이어진 적자 탈출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쏟은 투자금 회수도 절실하다. 결국 OTT 업계의 수익화 트렌드를 따라갈지 관심이 쏠린다.14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0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발주자 쿠팡플레이가 국내 OTT 시장에서 빠르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지난달 엔터테인먼트 앱 신규 설치 순위에서 74만건을 기록해 티빙(71만건)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4위 넷플릭스(29만건)와 6위 웨이브(19만건)는 가뿐히 넘어섰다.다만 티빙의 올해 1분기 평균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162만7000명으로 쿠팡플레이(97만3000명)보다 우세했다. 2026년까지 3년간 135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품은 성과다.이렇게 OTT 간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이 펼쳐치는 상황에서 쿠팡이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갑자기 꺼내들었다.쿠팡플레이는 온라인 쇼핑 빠른 배송과 OTT 서비스 등 여러 혜택을 월 499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온 '와우 멤버십'을 등에 업고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그러다 지난 13일부터 신규 가입하는 회원은 월 7890원을 내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했다.이를 두고 2010년 창사 이래 14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한 쿠팡이 수익 구조 개선에 제대로 팔을 걷어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달 '배달비 0원'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추가했다. 티빙은 월 1만7000원 '프리미엄' 상품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만 뒷받침하지만, 쿠팡 와우 멤버십은 월 8000원 미만에 OTT를 비롯해 무료 새벽·당일 배송은 물론 무료 반품, 쿠팡이츠 배달비 무료, 회원 전용 할인 등 10가지가 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쿠팡 관계자는 "하나의 멤버십으로 쇼핑부터 엔터테인먼트 음식 배달까지 모두 무료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현존하는 멤버십 중 '압도적인 가성비'를 갖췄다"고 말했다.쿠팡과 요기요, 웨이브 멤버십을 이용 중인 직장인 송 모(39) 씨는 "와우 멤버십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배달비가 무료라고 하니 요기요를 해지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티빙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도 볼 수 있게 된다면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쿠팡을 바라보는 티빙도 조만간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유튜브는 광고 없는 멤버십 가격을 작년 말 43% 기습 인상했고,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 출시와 함께 계정 공유를 유료화했다. 디즈니 플러스도 계정 공유 금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처럼 '가입자 확보 후 수익화'는 OTT 업계에서 일종의 공식으로 자리매김했다.티빙도 프로야구 무료 시청과 첫 가입 100원 프로모션을 이달 말 종료하는 만큼 이제는 수치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지난해 연간 매출은 약 3264억원으로 전년보다 32%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손실도 1420억원으로 230억원 가까이 불었다.증권가는 작년 말 가격 인상을 단행한 티빙이 멤버십에 또 변화를 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 티빙은 '광고형 스탠다드'(월 5500원), '스탠다드'(월 1만3500원),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 중이다.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빙이 최소 65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할 경우 광고 매출을 고려해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5월 프로야구 시청 유료 전환 시작과 6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턴어라운드(흑자 전환)가 올해 중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15 07:00
프로야구

류현진 복귀·추신수 라스트 댄스...2024 프로야구, 역대 최초 900만 관중 동원 호기

봄과 함께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KBO리그에는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콘텐츠가 쏟아질 전망이다. 리그 출범 43년 만에 900만 관중도 기대된다. KBO리그가 23일 잠실(LG 트윈트-한화 이글스) 인천(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 창원(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 수원(KT 위즈-삼성 라이온즈) 광주(KIA 타이거즈-키움 히어로즈) 5개 구장에서 2024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르며 8개월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 프로야구는 많은 변화 속에 치러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 '로봇 심판' 시대를 열었다. 더불어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투수의 투구, 타자의 타격 준비 시간에 제한을 두는 피치 클록을 시즌 내내 시범 운영한다. 공격적인 야구를 강화하기 위해 베이스 크기를 확대하고, 수비 시프트도 2루 기준으로 내야 한쪽에 3명 이상 위치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프로야구는 지난해 누적 관중 810만326명(정규시즌 기준)을 기록했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017시즌(840만688명) 2016시즌(833만9577명)에 이어 역대 3위 기록이었다. 2023년 4월엔 '전국구 인기 팀' 롯데가 1위에 오르며 흥행을 주도했다. 160㎞/h 강속구를 뿌린 문동주, 홈런왕 경쟁을 주도한 노시환(이상 한화) 등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해 야구팬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무엇보다 LG가 27년 만에 정상을 향해 가는 레이스가 리그를 흔들었다. 올 시즌에는 흥행 요소가 더 많다. 가장 큰 호재는 '21세기 한국 야구 넘버원 투수' 류현진이 돌아온 것이다. 지난 11년(2013~2023) 동안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며 78승을 거둔 그는 지난 1월 한화와 KBO리그 역대 최고액(8년·170억원)에 계약했다. 현재 류현진의 기량은 전성기 못지않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닐 전망이다. 추신수(SSG)가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다. 'MLB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 야수'로 평가받는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했다. 16시즌 동안 MLB 무대를 누빈 추신수는 2021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에 입성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경기장 인프라 개선에 목소리를 내며 선수 처우 개선에 앞장섰고, 2022시즌엔 SSG 통합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2024시즌 후반기는 그의 '라스트 댄스'가 야구팬의 이목을 모을 전망이다.'대기록 릴레이'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458홈런을 기록한 최정(SSG)은 이승엽(현 두산 감독) 갖고 있는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467개) 기록을 전반기 안에 깰 가능성이 크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5경기만 더 출전하면 박용택(해설위원)이 보유한 2237경기를 넘어 최다 출장 신기록을 경신한다. 2023년 타격왕 손아섭(NC)도 안타 89개를 추가하면 현재 통산 최다 안타(박용택·2504개) 기록을 넘어선다. 각 구단 기대 요인도 많다. 최근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두산의 7시즌(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 체제로 새출발한다.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받는 KIA는 지난겨울 감독이 경질되는 악재를 맞이했지만, 선수단 내 신망이 두터운 이범호 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내세워 명가 재건을 노린다.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자신한 LG의 레이스는 시즌 내내 잠실벌을 달굴 전망이다. '잠실 라이벌'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무패(8승1무) 행진으로 기대를 안겼다. 지난 시즌 KS 준우승 팀 KT는 2020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가세하며 공격력이 강해졌다. 2023 PS에서 6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킨 NC도 강인권 감독 체제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 더 단단한 전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끝판왕' 오승환이 건재하고, 통산 169세이브를 올린 김재윤을 영입해 뒷문을 강화한 삼성이 '지키는 야구'를 실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MLB에 진출하며 전력이 약해진 키움은 새 얼굴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전망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콘텐츠 이용 문화도 달라질 전망이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티빙이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되며,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공짜로 야구를 볼 수 없게 됐다. 야구장으로 향하는 야구팬 발걸음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사상 최초로 900만 관중 돌파가 기대되는 이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3 07:30
프로야구

티빙,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 시즌 전 경기 생중계 돌입

문제 투성이 시범경기 영상 제작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던 티빙이 본격적인 KBO리그 온라인 중계에 나선다.티빙이 오는 3월 23일 2024 KBO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고 밝혔다.이날 14시부터 동시에 시작되는 첫 매치는 <한화 이글스 vs LG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vs SSG랜더스>, <두산 베어스 vs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vs kt wiz>, <키움 히어로즈 vs KIA 타이거즈>의 경기로 진행된다.티빙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체결, 올해부터 3년 동안 자체 OTT를 통해 온라인 중계를 맡게 됐다. 그러나 유료화를 추진하며 논란을 빚었고, 이어 시범경기부터 무료 중계를 진행했으나 수준 낮은 영상 제작으로 팬들의 불만만 더 키웠다. 티빙은 이후 설명회를 통해 정규시즌부터 영상 퀄리티를 높이겠다고 공언했으나 좀처럼 팬들의 신뢰는 사지 못한 상황이다.뉴미디어 중계 정착 여부가 달린 가운데 티빙은 각종 이벤트로 팬들의 눈길을 끌어볼 계획이다. 티빙은 정규 시즌 개막을 맞아 야구 팬들을 위해 ‘K-볼 페스타’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4월 30일까지 티빙 이용권을 최초로 구독하는 이용자는 KBO리그 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첫 달 100원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다.또한, ‘마이팀 응원 투표’로 10개 구단 중 응원하는 홈 팀에 투표하고,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홈 어센틱 유니폼, 티빙 이용권 등 푸짐한 상품을 제공한다. 해당 이벤트는 4월 14일까지 참여 가능하다.티빙은 2024 KBO리그 정규 시즌에 맞춰 ‘KBO리그 스페셜관’을 구축했다. 티빙 이용자는 스페셜관으로 정규 시즌 전체 경기 라인업과 경기 전력, 득점 기록, 하이라이트 영상을 확인 가능하다. 또한, ‘마이팀’ 설정을 통해 응원 팀 소식을 놓치지 않고 알림 받을 수 있다.기존 서비스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실시간 방송 중 놓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에 ‘득점장면 모아보기’를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고, 열띤 홈 구단 응원전을 디지털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티빙 톡 기능도 확장했다.또한, 개막전부터 라이브 중 실시간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 탭과 여러 구장 경기를 손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타구장 경기 보기’ 기능 등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티빙은 류현진의 복귀로 전력을 보강한 한화 이글스와 지난해 우승팀인 LG 트윈스의 첫 번째 빅매치를 ‘티빙 슈퍼 매치’로 생중계한다. 경기 시작 전 프리뷰와 리뷰쇼를 계획하고 있다.티빙 관계자는 “구단과 선수, 야구 팬 만족도는 물론 디지털 야구 문화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한편, 티빙이 생중계하는 2024 KBO리그는 4월 30일까지 모든 가입자가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풀 영상 다시보기(VOD) △10개 구단 정주행 채널 △실시간 문자 중계 △주요 장면 하이라이트, 클립 영상은 4월 30일 이후에도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1 10:23
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논란의 프로야구 중계, 그래도 티빙에 기대하는 점

지난 3월 초 CJ ENM은 2024년부터 3년 동안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뉴미디어) 계약을 따냈다. 계약 총액이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으로 직전 계약(연평균 22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었다. 워낙 많은 금액을 투자한 만큼 CJ ENM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이 어떤 중계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다.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지난 9일부터 시범 경기 중계에 나섰는데 기본적인 야구 용어는 물론이고 야구 콘텐츠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질타를 한 몸에 받고 있다.홈인을 홈런으로 착각한 건 애교 수준이었다. 선수 등 번호를 타순으로 표기하는 부분은 헛웃음까지 나왔다. 경기 후 주요 편집 영상이 20분에 이를 정도로 길어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게다가 영상에 노출되는 광고 시간도 길어 접근성마저 떨어졌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총체적 난국이다. 이에 야구팬의 분노와 질타가 쏟아진 건 너무나도 당연했다.티빙이 유무선 중계방송권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건 1월 5일이다. 시범 경기 중계까지 두 달여 남은 시점이었다. 프로야구 콘텐츠를 다뤄 본 경험이 없는 티빙에 두 달이라는 시간은 매우 중요했다. 야구 문외한이 프로야구 콘텐츠 시장에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기존 인력을 영입, 서비스를 안정화하는 게 상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티빙은 인력 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가 지금의 사태로 드러났다. 신의 창조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콘텐츠는 기존의 것을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데 있다는 걸 망각한 것이다. 논란 속에서 티빙에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도 나왔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시범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던 점은 충분히 인지했고,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라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또 "많은 이슈를 실시간으로 대응,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조치했다. 아직 남아있는 부분과 관련해선 개선 방향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주희 대표의 공개 사과를 보면서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관련한 논란이 떠올랐다. 게이머 김블루가 '배틀그라운드 관리 등이 전혀 안 돼 더는 게임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한 적이 있다. 이에 게임 운영사인 그래프톤의 김태현 디렉터가 김블루 방송에 나와 해명하고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혀 게이머와 팬들의 마음을 돌린 적이 있다. 최주희 대표의 공개 사과도 이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최근 야구계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최고 책임자가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것을 본 적이 얼마나 있었나. 대개 도마뱀이라도 된 듯이 중간 관리직을 내세워 꼬리를 자르는 데 급급했다. 그런 점에서 최주희 대표의 사과는 야구 콘텐츠를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한 조직의 리더라는 자리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사실 티빙의 수준 낮은 방송과 관련해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이전 사업자 등에게 중계권을 재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야구 콘텐츠 노하우를 쌓기는 어렵다. 실수를 인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는 게 티빙에 있어 최선의 시나리오다. 실제로 티빙은 하이라이트와 유튜브 업무 등을 맡은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계약 파기를 검토하는 등 빠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최고 책임자의 공개적인 사과 속에 티빙이 앞으로 얼마큼 야구팬의 요구에 걸맞은 방송을 해낼지 지켜볼 부분이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4.03.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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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공수표 쏟아낸 티빙...야구 저변 확대는 허상인가

KBO리그 유무선(뉴미디어) 중계방송권 확보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CJ ENM)은 지난 12일 취재진을 상대로 'K-볼 서비스' 설명회를 열었다. 자사 비전 어필을 내심 계획 했겠으나 이 자리는 흡사 청문회 같았다. 날선 질문 속에 대표이사는 진땀을 흘리며 사과와 자조(自照)의 메시지를 전해야 했다.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 첫 사흘(9~11일) 동안 드러난 중계 수준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실망감을 넘어 황당한 경험에 실소를 터뜨린 야구팬이 다수였다. 실시간 중계는 자주 끊겼고, 이닝별 득점 현황도 나오지 않았다. 하이라이트 영상이 게재되는 데 4~5시간이 걸렸다. 자막으로 사용된 문구나 용어는 오탈·오류가 넘쳤다. 커뮤니티에서나 볼 수 있는, 야구팬 사이 특정 팀을 비하하는 은어를 하이라이트 영상 해시태그로 걸기도 했다. 지난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티빙은 중계권 계약을 발표하며 '중계 유료화' 시대 개막을 공식화했다. 5월부터 월 5500원을 내고 티빙 요금제에 가입해야 뉴미디어 중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티빙은 전에 없던 콘텐츠를 제공해 심적 저항감이 커진 야구팬을 달래야 했다. 쉽게 말해 '돈값 한다'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첫 나흘 동안 야구팬은 이전보다 퇴화한 중계를 경험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티빙이 자신한 서비스 전략에 의구심이 생겼다. 티빙 측은 설명회에서 "다양한 새 콘텐츠와 역대 최다 데이터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지만, 야구팬 대부분 그동안 이용한 포털 사이트 중계와 차별점을 느끼지 못했다. 티빙은 일주일에 한 경기를 '티빙 슈퍼 매치'로 정해, 경기 시작 1시간 전 감독·주요 선수를 인터뷰하는 오픈 프리뷰쇼를 진행하고, 경기 뒤엔 더그아웃과 라커룸 촬영을 통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KBO리그는 라커룸을 '선수들만의 공간'으로 여기고 있다. 현장의 문화와 정서, 상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OTT의 특성과 강점만 내세워 현실성 없는 구상만 늘어놓았다가 결국 스스로 철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티빙의 진입이 야구 저변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이전 유무선 사업자(포털-통신사 컨소시엄)는 일반 야구팬뿐 아니라 구단도 영상 소스 활용을 막았지만, 티빙은 누구나 제작·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시범경기가 시작된 현재 각 구단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전 사업자 때와 달라진 게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티빙은 지난 4일 문서화된 가이드라인을 각 구단에 전했지만, 영상 제작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활용을 두고 혼란이 여전한 것 같다. 티빙은 일반 야구팬이 소셜미디어나 유튜브에 게재할 수 있는 2차 가공 영상물을 '40초 미만 숏폼'으로 제한했다. 그러면서 "저작권 의무와 허용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곧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한 영상 프로덕션 관계자는 "영상 소스 활용이 가능해지면,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져 채널 구독자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40초 숏폼만 쓸 수 있다면 기대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연성 있는 저작물 활용 정책을 펼치겠다는 공약은 티빙이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가장 큰 이유였다. 티빙은 아직 이를 실현할 가이드라인조차 만들지 않았다. 과연 KBO 기대만큼 야구 저변 확대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4 10:00
프로야구

[IS 포커스] '주자 SAVE'에 '꼴데', 라커룸 촬영까지? 티빙, '야구 상식 부족' 논란은 계속

KBO리그의 온라인 중계권사 티빙이 몰상식 야구 중계 타파를 선언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주자 'SAVE'와 등번호 타자의 기본적인 상식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팀을 비하하는 은어(隱語)를 사용한다든가, 국내야구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뜬구름만 잡는 콘텐츠 계획에 야구계의 한숨이 늘어나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는 모바일 중계를 유료로 봐야 한다. KBO가 CJ ENM의 자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티빙과 뉴미디어(온라인) 중계권을 체결하면서 유료화 수순을 밟았다. 3년간 총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을 투자해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따낸 티빙은 월 5500원을 내야하는 유료 서비스 방안을 발표하면서 방송법이 명시한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논란을 만들었다. 하지만 유료 서비스에 비해 티빙이 지난 주말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중계 속도가 느린 것은 물론, 자막 오류 등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세이프(SAFE)'라는 기본적인 표현을 '세이브(SAVE)'라 기입하거나 타순이 아닌 등번호로 선수들을 소개하는 등 기본적인 야구상식이 부족한 모습으로 야구팬들의 원성을 샀다. 뿐만 아니라 티빙 공식 유튜브에는 태그에 '꼴데'나 '칩성' 등 팀을 비하하는 단어를 넣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주희 티빙 CEO는 12일 CJ ENM센터에서 열린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무료 서비스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말한 최 대표는 "주말 내내 불철주야로 야구팬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중계 서비스 운영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인지했다. 더욱더 책임감을 느끼게 됐고, 개선 방안을 찾아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주희 대표는 "티빙은 오래 전부터 스포츠 컨텐츠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말했지만, 지난 시범경기 중 보여준 자막 오류 실수를 봤을 땐 설득력이 크게 없어보였다. 이에 최 대표는 "송구하다. 20년 전 야구에 입문할 때 볼넷을 이해하지 못했던 과오를 저질렀다"라면서 "(클립 자막 오류는) 많은 프로세스 과정에서 합을 맞추는 데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 더 꼼꼼하게 검수하겠다.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개막전 땐 실수 없이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날 티빙이 발표한 프로야구 콘텐츠 계획안은 향후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티빙은 경기 1시간 전 그라운드 위에 오픈 스튜디오를 설치해 주축 선수들과 감독들을 인터뷰하는 '슈퍼매치 프리뷰쇼'를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또 선수단 라커룸과 출퇴근길을 찾아 ‘리얼 뒷이야기’를 소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방송 아이디어를 차용한 콘텐츠로 KBO리그 팬들을 찾아가겠다고 소개했다.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이면 원정 팀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그라운드 정비가 한창인 시간이다. 오픈 스튜디오 설치로 선수들의 훈련에 방해가 되거나 그라운드 정비에 차질을 빚게 한다면 문제가 생긴다. 또 이때는 원정팀 선수들이 식사를 하거나 경기 전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미디어도 더그아웃 출입을 자제하는 시간이다. 현장과 소통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아직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경기 1시간 전, 그것도 그라운드 위에서 감독이나 주축 선수들을 인터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협의가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라커룸 출입도 마찬가지다. 현재 라커룸은 미디어 출입금지 구역이다. 실제로 이번 시범경기 도중 티빙 관계자가 라커룸 복도를 출입하려다 제지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또 지금은 많은 구단 유튜브가 더그아웃 분위기를 촬영하고 선수단의 퇴근길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이런 콘텐츠가 정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선수단의 동의는 물론, 촬영 스태프의 동선이나 콘텐츠 방향을 오랜 시간 연구한 끝에 나온 결과물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감과 협의 없이 그저 "KBO 및 구단과 협의 중이다"라는 말만 반복하기엔 티빙이 KBO리그의 환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중계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O 관계자는 "티빙에서 여러 콘텐츠를 만들 시도를 하고 있는데, 다만 정해진 룰 안에서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기존 미디어들도 정해진 시간 안에서 취재나 중계를 하고 있는데, 티빙에만 특권을 줄 순 없다. 이 점을 강조하면서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주희 티빙 CEO는 "정규시즌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KBO 개막(23일)까지 열흘이 남은 가운데, 티빙이 '준비 미흡'이라는 오명을 딛고 유료 서비스다운 모습으로 KBO팬들에게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승재 기자 2024.03.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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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능은 "6월 중"·콘텐츠는 "협의 중", 준비 미흡했던 티빙 "무료보다 못한" 이유 있었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티빙(TVING)이 프로야구 중계의 유료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시범경기 중인 KBO리그는 온라인 중계 때문에 난리다. 지난해까지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KBO리그 온라인 중계를 볼 수 있었지만, 올해 KBO가 CJ ENM의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티빙과 뉴미디어(온라인)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료화 수순을 밟았다. 3년간 총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을 투자해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따낸 티빙은 월 5500원을 내야 하는 유료 서비스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방송법이 명시한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논란을 만들고 있다. 티빙이 지난 주말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유료 서비스는 실망스러웠다. 중계 속도가 느린 건 물론, 문자 중계와 자막 오류 등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세이프(Safe)'라는 기본적인 표현을 '세이브(Save)'라 기재하거나 타순이 아닌 등번호로 선수들을 소개하며 야구팬들의 원성을 샀다. 포털보다 접근성도 떨어지는데 중계 품질마저 기대를 크게 밑돌고 있다. 게다가 이런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최주희 티빙 최고경영자(CEO)가 고개 숙여 사과했다. 최 대표는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 ENM 센터에서 열린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무료 서비스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주말 내내 야구팬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중계 서비스 운영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인지했다. 더욱더 책임감을 느끼게 됐고, 개선 방안을 찾아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주희 대표는 야구를 전혀 모르는 인력이 중계 및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다는 지적에 대해 “송구하다. 내가 20년 전 야구에 입문할 때 ‘볼넷’을 이해하지 못했던 과오를 저지른 것 같다.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빨리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영상의 자막을 검수하지 못했다. 합을 맞추는 데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 앞으로 더 꼼꼼하게 검수하겠다.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개막전 땐 실수 없도록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에 관심을 가진 건 지난해 하반기였다. 중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올해 1월이다. 최주희 대표는 “60여 명의 개발자들로 KBO 중계 태스크포스팀(TF)을 만들어 해당 업무에 집중하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개월 동안 중계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무리였다.다만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티빙은 뜬구름만 잡았다. 이날 설명회에서 티빙은 실시간 멀티뷰나 타임머신, 중계 소리만 청취할 수 있는 오디오 모드 등 기능과 함께 경기 1시간 전 그라운드 위 ‘오픈 스튜디오 프리뷰쇼 운영’, 선수단 라커룸 ‘리얼 뒷이야기’ 등 미국 메이저리그(MLB) 방송 아이디어를 차용한 콘텐츠로 KBO리그 팬들을 찾아가겠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멀티뷰나 타임머신 등 티빙이 새롭다고 주장한 기능 대부분은 기존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들이다. 전택수 티빙 최고제품책임자(CPO)는 "키워드 수준에서 보면 타 플랫폼 기능과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티빙에서 쓰는 건 분명 경험적으로 구분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마저도 리그가 한창인 6월에야 실현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팬들은 5월부터 돈을 내고 프로야구를 봐야 한다.야심 차게 준비했다는 신규 콘텐츠들도 현장과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현진 티빙 최고전략책임자(CSO)는 “KBO 및 구단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티빙과 KBO는 해당 사안을 구단에 협조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장의 입장은 다르다. 현재 라커룸은 미디어 출입 금지 구역이다. 경기 전 선수들의 식사나 원활한 경기 준비를 위해 미디어의 더그아웃 출입 시간도 제한돼 있다. 티빙은 이런 현장과의 협의 사안을 간과한 듯하다. 개막전까지 열흘이 남았지만 현장과 합의점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경기 1시간 전, 그것도 그라운드 위에서 감독이나 주축 선수들을 인터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협의가 더 필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KBO 관계자는 "티빙에서 여러 콘텐츠를 만들 시도를 하고 있는데, 다만 정해진 룰 안에서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기존 미디어들도 정해진 시간 안에서 취재나 중계를 하고 있는데, 티빙에만 특권을 줄 순 없다. 이 점을 강조하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티빙은 변화를 약속했다. 최주희 대표는 “(시범경기에서 범했던)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 정규시즌에서는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티빙이 KBO리그의 환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중계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윤승재 기자 2024.03.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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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의 다른 생각] OTT와 유무선 야구 중계 유료화

필자는 지난 1월 26일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1차전 예매를 위해 쿠팡플레이에 접속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티켓이 오픈 8분 만에 전석 매진된 것이다. 국내 스포츠 경기 티켓으로는 역대 최고 가격이라는 얘기가 있어서 고가 티켓은 안 팔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기대는 10분도 안 돼 무너졌다.이번 MLB 서울시리즈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가 독점 중계권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2023시즌 프로축구 K리그 중계를 성공적으로 이끈 쿠팡플레이가 MLB 서울시리즈 독점 중계를 시도하면서 2024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관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OTT 업체인 티빙이 유무선 중계권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 이는 야구팬들이 TV를 제외한 나머지 채널을 유료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작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5년 전 통신·포털 컨소시엄은 KBO리그 뉴미디어 중계권을 파격적인 금액(5년, 총액 1100억원)에 확보했다. 계약 당시에는 KBO리그 수익이 늘어나게 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모두 반색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유튜브 등을 통한 2차 창작물 활용 금지 조치가 알려져 한동안 시끄러웠다. 특히 구단들은 자체 유튜브에 경기 영상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당혹스러워했다. 그런데 이번 OTT 업체의 유무선 중계권 우선 협상권 획득은 5년 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경쟁사들보다 연간 100억원 이상의 과감한 투자를 해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티빙으로서는 유료화가 불가피하다. 티빙은 OTT 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구책이자 고육지책으로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에 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구팬 입장에선 무료로 시청하던 유무선 중계에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할 수 있다. 익숙한 포털이 아닌 만큼 접근성의 악화도 불가피하다. OTT 업체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K리그와 비교해 '왜 이렇게 엄살이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K리그와 KBO리그는 상황이 다르다. K리그는 낮은 시청률 때문에 대형 스포츠 채널이 경기 중계를 외면한 가운데 2021년 KT 계열 스카이스포츠에서 지분을 투자, K리그 주관 채널을 운영했다. 이어 2023년 쿠팡플레이가 K리그1과 K리그2 전 경기를 뉴미디어 독점으로 생중계했다. KBO리그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위치를 유지하면서 스포츠 채널들의 관심도 뜨겁다. 2000년대 후반기 들어 전 경기 중계가 이뤄진 뒤 큰 변화가 없었다. 뛰어난 접근성이 더해지면서 흥행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구단들도 이를 반겼다.KBO리그 야구 중계 수준은 이미 고점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일본 프로야구단이 수년 전부터 국내 스포츠채널을 벤치마킹하러 관계자들이 방문할 정도로 KBO리그 야구 중계는 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K리그의 경우 OTT 업체가 중계 수준을 높이면서 축구 팬들의 유료화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었는데 KBO리그는 이러한 방법이 쉽지 않다.작년까지는 포털(네이버, 다음) OTT(웨이브, 티빙) 등 다양한 경로로 야구 중계를 접할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티빙으로 단일화됐다. 매년 인터넷 포털 문자중계와 경기 하이라이트 퀄리티가 향상돼 야구 경기 이상의 재미가 있었고, 3시간 내내 중계를 시청하기 어려운 팬들이 다수인데 문자중계를 보다가 긴박한 상황이면 바로 경기 생중계로 연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문자중계와 경기 생중계를 다른 채널로 접속해야 해 불편해졌다. 필자는 KBO리그가 매일 관람 또는 시청할 수 있는 스포츠 경기이면서 온-오프라인(중계 시청-야구장 직관) 체험 컨버전스가 수월하다는 점이 콘텐츠로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OTT 업체의 유무선 중계 독점으로 인해 15년 이상 유지해 온 온-오프라인 체험 컨버전스가 흔들릴 수 있다.올 시즌 KBO리그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과 피치 클록 그리고 유무선 중계 유료화라는 크나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유무선 중계 유료화가 야구 콘텐츠 위기를 가져올지, 리그 자생력 강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여 유무선 중계 유료화가 TV 시청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02.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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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복귀도 돈 내고 본다? 현실화 되는 유료 시청

한국 프로야구의 '온라인 중계 유료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초 프로야구 뉴미디어(온라인) 중계권 우선 협상 대상자가 선정되면서 예견됐다. 현재로선 2024~2026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CJ ENM의 OTT 채널 TVING이 다음 달 초 출시하는 5500원짜리 광고 연동 요금제에 KBO리그 온라인 중계를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진다. KBO와 CJ ENM은 최종 계약 발표가 이뤄지기 전에 세부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 주재로 다음 주 초 치러지는 비공개 워크샵을 통해 지상파 방송관계자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에 대한 설명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당연히 핵심주제는 '온라인 중계 유료화' 이슈다. 워크샵 이후 구체적인 중계권 협상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와 구단의 입장을 종합하면 '온라인 중계 유료화' 도입으로 가닥이 정해졌다고 한다. 이 방식이 최종 확정되면 지상파와 스포츠 채널 등 TV 중계는 이전과 동일하게 시청할 수 있으나, 스마트폰이나 PC 등에서 보는 온라인 시청은 TVING(티빙) 가입자만 볼 수 있는 셈이다. 지금껏 무료로 봐온 온라인 중계를 이제는 돈을 내고 봐야하는 현실이 다가온 것이다. CJ ENM은 팬들의 반발이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쿠폰 제공 등의 방식으로 일정 기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거나, 이런 혜택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결국 돈을 내고 봐야 하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고령의 뉴미디어 플랫폼 이용자가 번거로운 절차와 과정을 통해 이에 접근하거나 혜택을 얻을 지도 의문이다. 이 외에도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온라인 시청이 가능한 방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나, 결국 많은 야구 팬의 유료 시청은 불가피한 흐름으로 보인다. KBO와 CJ ENM은 "협상 중인 상황이라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선 스포츠 콘텐츠의 온라인 유료화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5년 전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사업권(2019~2023)을 따냈을 때 제시한 금액이 연평균 220억원 규모였는데, CJ ENM이 두 배 가까이 많은 연평균 400억원의 입찰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료화 서비스가 점쳐졌다. 결국 수익을 내려면 온라인 유료화가 불기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A 구단 관계자는 "유료화 도입 시기를 두고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구단으로선 최대한 그 시기가 늦춰졌으면 한다. 가령 포스트시즌이나 빠르면 후반기에 유료화가 도입됐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앞서 해외 축구나 농구, 테니스 등은 '유료화'가 도입됐지만, 야구는 '무료 시청' 인식이 퍼져 있어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B 구단 관계자는 "해외 상황을 살펴보면 주요 스포츠 유료화 중계는 불가피한 상황이나, KBO리그의 경우 예상보다 그 시기가 빨리 찾아온 게 아닌가 싶다. 구단에서도 야구팬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지, (유무선 중계권 계약 기간인) 이번 3년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형석 기자 2024.02.23 06:51
IT

축구 팬들 울었지만 OTT는 웃었다…아시안컵 효과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우승 좌절에 축구 팬들은 울었지만, 두 OTT는 스포츠 콘텐츠의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12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656만4000명으로 전월 대비 12.6% 늘었다. 쿠팡플레이도 778만5000명으로 7.7% 증가했다.바레인과의 조별리그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까지 한국 대표팀의 4경기가 1월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이번 아시안컵 OTT 중계를 책임졌다.같은 기간 점유율 1위 넷플릭스의 MAU는 1281만9000명으로 소폭(1.8%) 줄었다. 지난해 8월 웹툰에 기반을 둔 오리지널 콘텐츠 '무빙'으로 재미를 본 디즈니플러스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두 자릿수(10.2%) 쪼그라들었다.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월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DAU는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21%, 15% 상승했다. 아시안컵을 시청하기 위해 가입했다가 다른 콘텐츠로 유입되는 긍정적 효과를 봤을 것으로 추측된다.최근 국내 OTT들 사이에서 흥행 불확실성이 큰 오리지널 콘텐츠보다 일정 수준의 시청자를 보장하는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한 다툼이 치열하다.티빙은 2026년까지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사실상 따냈다. 현재 최종 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적자로 허덕이는 와중에 3년간 1200억원이라는 거액을 베팅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지상파 3사를 등에 업은 웨이브와의 합병을 앞두고 국내 사업자 1위를 굳히기 위한 과감한 투자라는 분석이다.쿠팡플레이 역시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경기를 중계하는 등 스포츠에 힘을 싣고 있다.K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덴마크 수페르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 축구는 물론 테니스(데이비스컵)와 포뮬러원(F1), NFL(미국프로풋볼),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격투기(원챔피언십) 등 다양한 종목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예능 SNL의 크루들이 진행하는 선수 인터뷰 등 차별화한 스포츠 콘텐츠로 '중계 맛집'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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